재나무의 소설/장편소설

신세계 (chapter 1)

재나무 2023. 5. 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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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천자문을 깨우친 나

 

 

오늘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책거리를 하는 날이다.

서당생활 지금까지 참 힘들었다.

스승님 그림자도 안밟으려고 걸어다닐 때 항상 발만 보고 다니고,

하필 양반이라 최대한 위엄있게 행동하고,

친구들이 계속 나한테 모르는 것을 계속 물어보니 부담스럽고..

이몸 이제 열살 되었지만 너무 많은 것을 하였다.

그래서 참 힘들었는데.. 드디어 천자문을 깨우쳤다.

이제는 서당생활을 끝내고 열살이니 마음껏 놀 생각이다.

서당 친구들은 나빼고는 모두 양반이 아니라서

부모님이 항상 친구들과 놀러오면 나를 나무라신다.

양반이니까 위엄있이 행동하라고 말이다.

성인들은 몰라도 굳이 태어날 때부터 평민,양반,노비로 아이들까지 신분을 나눠야 할까?

이 지역엔 양반들이 많이 없어서 그친구들 말고는 놀 친구가 내 고양이가 전부이다.

고양이는 참 좋겠다. 신분이란 개념이 없을 테니까 말이다.

마침 내 친구 고양이가 내게 온다.

"밥 줄까? 배고파?"

"아니"

이게 무슨 소린가. 혹시 담 넘어로 내 친구들이 말한 것일까?

"야, 너네 말고. 내 고양이 말이야. 내 집엔 왜 찾아왔는데."

"고양이? 그게 뭐지? 그리고 난 태어날 때부터 여기 있었는데"

이건 또 무슨 소리일까. 우리 막내 보고가 말한 것인가?

보고는 우리 부모님이 커서 장보고같은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지은 이름이다.

근데 보고는 아직 말을 못하는데. 그럼 누굴까.

"너, 나 안보여?"

"그래서 너가 누군데"

"야옹야옹야옹, 나야."

서...설마 내 고양이인가?

"그래서 네.....네가 말을 할줄 안다고?"

"당연한 말씀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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