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나무의 소설/장편소설

신세계 (chapter 5)

재나무 2023. 5. 4.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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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혼란

"너희 나라의 정보를 좀 알려줬으면 해."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일단 내 소개를 먼저 하마. 나는 이 나라의 왕이다."

왕이라고? 정말? 근데 왜 왕이 직접 나한테 말을 하고 있는거지?

"너는 우리 야옹왕국의.. 간첩이 되는 것이다."

간첩이요? 이게 무슨 말인가. 간첩이라니?

"그럼 저는 무슨 정보를 빼오면 되는 거죠?"

"너네나라 조선의 산성의 위치라던지, 어떤 무기를 사용하는 지 등등, 군사적인 것이면 다 정보를 빼오면 돼. 알겠지?"

"그러면 어떤 것을 주실 건가요?"

"거래는 또 확실하네. 허허. 이 동네의 제일 높은 아파트 펜트하우스와 10년동안 먹고살 수 있을만큼의 돈을 주도록 하겠네"

"아..알겠습니다만 아파트가 뭐죠?"

"아 모르겠구나. 아파트란 말이다. 많은사람이 살 수 있는 높은 건물이란다"

"그럼 펜트하우스는..."

"오호, 내가 말을 잘못했구나. 펜트하우스란 말이다. 초가집 사이의 기와집처럼... 군계일학이라고 말하면 좋겠구나. 아무튼 좋은 집이란다."

아무리 좋은 걸 준다 해도 내 모국의 정보를 빼는 것은 너무 좋지 못한 것 같다. 이걸 어떻게 해야할까.

"저 잠깐 제 고양이를 만나고 오겠습니다."

"고양이? 고양이가 뭔가, 자네"

"우리들은 보통 여기 사는 분들처럼 생긴 동물을 고양이라고 한답니다."

"고양이라....좋은 이름이구나. 만나고 다시 오게나."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 내생각으론 만약 내가 정보를 캐서 돌아오면 야옹왕국은 조선과 전쟁을 할 것이다. 내가 과연 내 조국을 버리고 잘먹고 잘사느냐, 조국을 지키고 원래대로 살거냐... 만약 정보를 빼오지 않고 다시 오거나 숨어버린다면, 내 미래는 없을 수도 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

"뭐야, 너 왜 밖에 나와 있냐?"

"아. 고민이 되서 말이지."

고양이도 알고 있을텐데.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잘 끝냈냐?"

"뭘?"

"연습 말이야. 연습"

"뭐? 연습?"

"너 안갔어? 이번에 새로 출시된 앱 사용 연습이라고."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 누가봐도 내가 아까 말한 사람이 알려준 '임무'라는 달라보이는데, 앱? 그건 뭐지?

"앱이 뭐야?"

"맞다, 조선사람이 알리가 없지. 에휴. 어디서부터 설명해야하나? 야옹왕국 8차 산업혁명 때 등장한 '핸드폰'이라는 전자제품에서 사용되는 기기같은 걸 말하지"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 아까는 간첩을 하라고 했는데, 고양이는 앱 사용연습이라고 하고, 야옹왕국의 왕은 간첩을 하라고 하고. 도대체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누가 거짓말을 하는 걸까?

"지금 왕은 어디계서?"

"니 앞의 건물 5층에 계시는데 왜?"

아,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

처음에 내가 고양이에게 말을 건 걸지를 말았어야 했는데.

그래도, 속편하게 살아야지.

"아하, 그러면 왕은 젊어, 아니면 늙었어?"

"어,기억이 안나. 조선에서 너무 오래 살았나"

"그럼 넌 조선엔 왜온거니?"

"큼큼, 말하긴 좀 뭐한데. 조선의 정보를 캐내러 온 거야. 더이상 물어보지 마. 알겠지?

이미 고양이가 간첩인데 나는 왜 부른거지? 누가 거짓말을 하는 걸까? 

"야, 뭘 그렇게 서있어. 집 안가고 뭐해"

아맞다.내가 지금 뭘 하고 있었던 거지?

"집? 어디있는데?"

"아무말 말고 나만 따라오셔"

정말 기대가 되구만. 과연 얼마나 좋은 집이 나를 반기고...엥?

"어디서 많이 본 건축물인데"

"니 집 맞잖아. 안들어가고 뭐해. 어서 들어가"

넓은 마당에 닭 한마리에 나무 한그루. 평범한 마루에 낡은 기와. 

내가 원래 살던 집이잖아?

"여기 도시가 전부 현대화되있는데 이집만 어떻게... 뭐지?"

"그야 적응 못할까봐 니 집을 복사 붙여넣기해준 나의 센스지."

"센스가 뭐냐"

"대충 내가 잘하는거야."

이제 슬슬 귀찮은걸까. 아무튼 내집이니 들어가야지. 암 그렇고말고.

으암, 슬슬 졸리니까 자야지. 맞다, 사랑채의 한 서랍에 아버지께서 보석을 숨기셨다고 했지.

어디 한번 볼까, 헤헤

"너 안자고 뭐해?"

고양이가 질문한다. 역시 예리하군.

"니가 복사 붙여넣기 잘했나 대충했나 한번 보려고."

역시 말을 잘하고 봐야지.

고양이가 갔다.

다시 서랍을 열어서.....?
아니,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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